01.글을 써보려는 이유

 

애초에 타인에게 기대도 관심도 없어요.

제가 타인에게 관심이 없는 만큼 저를 표현하는 것이 누군가에겐 tmi이지 않을까 생각을 했어요.

 

어느 날은 폐쇄적 SNS 비공 계정을 사용하다 회사 동료가 팔로우 요청을 보냈는데 화들짝 놀랐어요.

날 것의 일상을 친구가 아닌 사회 동료가 본다는 것이 얼마나 낯간지럽던지.

그날 바로 초초 폐쇄적 비공 계정을 하나 더 만들어 숨어버렸어요. 

표현하는 것에서부터 도망치다 보니 어느 순간 제 가벼운 생각조차 글로 남기는 게 힘들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하물며 좋아하는 영화 감상평도 남기지 못했어요.

 

오래 그렸지만 그림으로 생각을 남기는 것은 이타치를 제대로 그리는 것 만큼 어렵다.

표현 수단 중 글만큼 명료한 건 없는 것 같아요. 오히려 그림과 덩어리로 표현하는 건 경계 없는 상태로 두는 것과 같았어요. 

멋쟁이 문학도처럼 재밌게 못 쓰겠지만 적어도 읽는데 지루하지 않고 완결성 있게 글을 남겨보려고요.

 

4년간 글쓰기 수업에서 C+을 받고도 떳떳했던 학생은 몰랐을 거예요. 현재 글을 잘 쓰고 싶어 한 달 쓰기를 하고 있을 줄. 

글 멋들어지게 쓰는 사람 섹시하잖아요. 생각을 깔끔하게 남기는 섹시한 어른이 되어보려고 글을 써볼게요.